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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플·제비뽑기·사다리타기는 정말 공평한가
발표 순서를 정하거나 청소 당번을 뽑을 때 우리는 셔플, 제비뽑기, 사다리타기를 씁니다. "이 방법이 공평한가?"라고 따로 묻는 일은 드뭅니다. 섞는 것이니 공평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세 가지는 공평한 정도가 서로 다릅니다. 하나는 정확히 공평하고, 하나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 공평하기도 불공평하기도 하며, 하나는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크게 치우칩니다. 이 글은 셋을 경우의 수와 시뮬레이터로 확인합니다. 계산은 모두 브라우저 안에서만 실행됩니다.
1. 셔플: 섞는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카드 3장(0, 1, 2)을 섞는다고 합시다. 가능한 순서는 3! = 6가지이고, 공평하게 섞였다면 각각의 확률은 1/6 = 16.67%입니다. 직관적으로 떠올리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각 위치마다 아무 위치와 서로 바꾼다."
- 방법 A (아무 위치와 바꾸기): 0번 자리부터 2번 자리까지 순서대로, 각 자리의 카드를 전체 3장 중 무작위 위치의 카드와 바꿉니다.
- 방법 B (피셔–예이츠): 뒤에서부터 각 자리의 카드를 그 자리를 포함한 앞쪽 위치의 카드와 바꿉니다. 마지막 자리는 3곳 중에서, 그다음은 2곳 중에서 고릅니다.
방법 A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공평하지 않습니다. 가능한 교환 경로가 3 × 3 × 3 = 27가지인데 결과의 순서는 6가지라서 27을 6으로 나눠 떨어지지 않습니다. 모든 경로를 직접 세어 보면 이렇게 됩니다.
| 최종 순서 | 경우의 수 | 확률 |
|---|---|---|
| 0 1 2 | 4 | 14.81% |
| 0 2 1 | 5 | 18.52% |
| 1 0 2 | 5 | 18.52% |
| 1 2 0 | 5 | 18.52% |
| 2 0 1 | 4 | 14.81% |
| 2 1 0 | 4 | 14.81% |
어떤 순서는 4/27, 어떤 순서는 5/27입니다. 공평한 값 1/6(= 4.5/27)에서 위아래로 벗어나서 가장 잘 나오는 순서와 가장 적게 나오는 순서가 25% 차이입니다. 방법 B는 경로가 3 × 2 × 1 = 6가지이고 순서도 6가지이며 경로와 순서가 일대일로 대응해서 모두 정확히 1/6입니다. 직접 확인해 보세요.
시뮬레이션은 우연의 흔들림이 있지만 방법 A의 18.5%와 14.8%의 구분은 12만 번이면 분명히 드러납니다. 카드가 52장이면 어떨까요? 방법 A의 경로는 5252가지이고 순서는 52!가지여서 나누어떨어지지 않으며, 편향은 장수가 늘어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의 번호 생성기는 방법 B(피셔–예이츠)를 씁니다(난수 글의 코드 설명 참고). 프로그램에서 흔히 보이는 "정렬 함수에 난수를 섞는 방식"도 편향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 글은 구체적인 구현을 시험하지 않았으므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2. 제비뽑기: 순서와 상관없이 공평하다
상자에 제비가 n개 들어 있고 그중 하나만 당첨입니다. n명이 차례로 한 장씩 뽑고 뽑은 제비는 되돌려 놓지 않습니다. 앞사람이 유리할까요, 뒷사람이 유리할까요? 많은 사람이 앞사람이 유리하다고 느낍니다. 앞에서 뽑을수록 당첨 제비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확한 계산은 다릅니다.
k번째 사람이 당첨 제비를 뽑을 확률은 이렇게 구합니다. 앞의 k − 1명이 모두 꽝을 뽑아야 하고, 그다음 내가 당첨을 뽑아야 합니다.
(n−1)/n × (n−2)/(n−1) × … × (n−k+1)/(n−k+2) × 1/(n−k+1) = 1/n
분수들이 서로 약분되어 어느 순서에서나 정확히 1/n이 됩니다. 앞사람은 당첨 제비가 남아 있을 확률이 높은 대신 한 장을 뽑을 때의 당첨 확률이 낮고(1/n), 뒷사람은 남은 제비가 적어서 한 장을 뽑을 때의 당첨 확률이 높습니다. 두 효과가 정확히 상쇄됩니다. 5명이면 모두 20%입니다. 이것이 제비뽑기가 공평하다는 수학적 근거입니다.
다만 이 결론에도 조건이 있습니다. 제비가 같은 모양이어서 만져서 구분할 수 없어야 하고, 뽑기 전에 잘 섞여 있어야 하며, 앞사람이 뽑은 결과를 뒷사람이 모르는 상태에서 뽑거나 공개하더라도 제비가 섞인 상태라는 것이 같아야 합니다. 당첨 제비가 상자 위쪽에 놓이는 등 섞이지 않는 상태라면 공평하지 않습니다. 공평성은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섞인 정도의 문제입니다.
3. 사다리타기: 가로줄이 충분해야 공평하다
사다리타기는 세로줄 n개 사이에 가로줄을 무작위로 놓고, 위에서 출발해 가로줄을 만나면 옆줄로 건너가며 내려갑니다. 출발점과 도착점은 일대일로 짝지어지므로 하나의 순열이 만들어집니다. 이 순열이 공평한지는 가로줄이 얼마나 많은가에 달려 있습니다.
가로줄이 아주 적은 극단을 생각해 봅시다. 가로줄이 하나도 없으면 모든 사람이 자기 줄로 그대로 내려옵니다. 가로줄이 몇 개 있어도 한 번에 한 칸씩만 옮길 수 있어서 왼쪽 끝에서 출발한 사람은 왼쪽 근처에 도착하기 쉽습니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세로줄 개수와 가로줄을 놓는 칸 수를 입력받아 1번 줄에서 출발한 사람의 도착 줄 분포를 보여 줍니다. 각 칸에서 이웃한 두 세로줄 사이에 가로줄을 놓을지 여부를 반반으로 정하되 같은 칸에서는 가로줄이 나란히 이어지지 않게 합니다.
세로줄 4개에서 칸 수를 바꿔 가며 확인해 본 결과(40만 번 시뮬레이션)는 이렇습니다. 공평하다면 모두 25%여야 합니다.
| 칸 수 | 1번 줄 도착 | 2번 줄 | 3번 줄 | 4번 줄 |
|---|---|---|---|---|
| 3 | 43.7% | 37.5% | 14.1% | 4.7% |
| 5 | 37.7% | 33.0% | 18.0% | 11.3% |
| 10 | 29.7% | 28.0% | 22.3% | 20.0% |
| 30 | 25.1% | 25.1% | 25.0% | 24.8% |
가로줄이 3칸뿐이면 1번 줄에서 출발한 사람이 4번 줄에 도착할 확률은 4.7%이고 1번 줄에 도착할 확률은 43.7%입니다. 아홉 배 차이입니다. 칸 수가 늘면 이 차이는 줄어들어 30칸에서는 공평한 25%에 가까워집니다. 이는 가로줄을 건널 때마다 한 칸씩 위치가 무작위로 섞이는 과정과 같아서 충분히 반복하면 출발점의 영향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실제 사다리 게임이 몇 칸을 쓰는지, 가로줄을 어떤 규칙으로 놓는지는 게임마다 다르며 이 글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위 결과는 "각 칸에서 반반으로 가로줄을 놓는 단순한 규칙"의 결과입니다.
이 절의 교훈은 사다리타기가 항상 공평하거나 항상 불공평한 것이 아니라 가로줄의 수와 놓는 규칙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현실적 요인은 사람이 직접 그리는 사다리입니다. 사람이 가로줄을 놓으면 무작위가 아니라 규칙이 생기기 쉬우므로, 공평함이 중요한 자리에서는 가로줄을 가리고 무작위로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세 방법을 한 줄씩 줄이면 이렇습니다. 셔플은 알고리즘의 문제이고, 제비뽑기는 섞인 정도의 문제이며, 사다리타기는 반복 횟수의 문제입니다. 공평하지 않은 방법도 처음에는 그럴듯해 보이므로, 중요한 자리에서 쓰는 방법은 한 번 숫자로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세 방법을 비교하면
| 방법 | 공평한 조건 | 불공평해지는 경우 |
|---|---|---|
| 셔플 | 피셔–예이츠처럼 경로 수와 순서 수가 일대일 | "아무 위치와 바꾸기" 같은 방식 (일부 순서가 5/27, 일부가 4/27) |
| 제비뽑기 | 제비가 구분되지 않고 잘 섞여 있을 때: 순서와 무관하게 1/n | 제비가 섞이지 않았거나 모양으로 구분될 때 |
| 사다리타기 | 가로줄이 충분히 많고 무작위일 때 | 가로줄이 적을 때(3칸에서 9배 차이), 사람이 규칙적으로 그릴 때 |
일상에서의 적용
- 순서를 정할 때는 번호표를 만들어 뒤집어 섞고 한 장씩 뽑는 제비뽑기가 계산상 가장 단순하고 정확합니다.
- 프로그램으로 섞을 때는 피셔–예이츠를 쓰고 난수를 편향 없이 뽑는 함수(거부 표본추출)를 함께 씁니다.
- 사다리타기는 가로줄이 충분하고 사람이 그리지 않았을 때에만 공평하다고 봅니다.
한계
- 셔플의 정확한 확률은 3장 카드에 대한 완전한 경우의 수 세기이고, 더 많은 장수의 편향 크기는 구조에 따라 달라집니다.
- 사다리 시뮬레이션은 이 글이 정한 단순한 규칙의 결과이며 실제 게임·앱의 규칙과 같다고 보장하지 않습니다.
- 시뮬레이터는 난수로 돌아가므로 실행할 때마다 값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 제비뽑기의 공평성은 "충분히 섞였다"는 물리적 조건을 가정한 이상적인 계산입니다.
출처와 확인 상태
- LottoFlick 생성기 소스 (피셔–예이츠 셔플) — LottoFlick 자체 계산
- 이 글의 시뮬레이터 코드 (정확한 경우의 수 계산과 시뮬레이션) — LottoFlick 자체 계산